5월에 내리는 비 연둣빛 바람이 볼을 스칠 때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말을 건넨다.소녀를 닮은 꽃잎 위로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이 젖는다. 골목 담벼락에 피어난 영산홍그 붉은 향이 빗속에서 숨을 쉬고보랏빛 우산 아래 마주 선 그리움도그날처럼 속삭이며 젖어 든다. 푸르른 잎사귀는 조용히 떨고하늘빛 꿈 하나 빗물 되어 흐른다.시간도 숨을 죽인 오후잊힌 이름들이 흙냄새 속에 깨어난다. 비는 아무 말 없이 흘러가슴 한쪽 오래된 문을 두드리고내 마음 안쪽 깊은 들판에는그리움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202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