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온 뒤 하늘이 한껏 울고 난 아침세상은 마치 처음 숨을 쉬는 듯 고요하다.엷은 연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풀잎 하나에도 생명이 다시 맺혔다.흠뻑 젖은 들판 침묵하던 흙은비를 먹고 더욱 깊은 색을 띠고돌담 사이 이름 모를 풀꽃조차묵은 상처처럼 조용히 피었다.말끝마다 비껴가던 감정들말라붙은 마음속 앙금이 비처럼 내려침묵의 틈에 조용히 스며들 때우리의 가슴에도 새잎이 돋아난다.밤새 소리 없이 내린 비는굳게 닫힌 마음의 문턱을 적시고내 안에 오래된 오해를 씻어낸다.이제는 맑게 서로를 바라보며가장 푸르게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겠다.2025,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