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낙화의 설움

신사/박인걸 2025. 4. 13. 06:50
  • 낙화의 설움
  •  
  • 그 짧은 봄이 저문 자리
  • 꽃 송이 딍굴며 진혼의 비를 맞는다.
  • 한때 월계관처럼 찬란하던
  • 그 영광도 이제는 바람의 흙발에 밟힌다.
  • 곱던 빛깔은 얼룩에 곰팡이 슬고
  • 그 향기조차 바람에 팔려 떠돈다.
  • 남은 건 텅 빈 가지의 깊은 침묵과
  • 꽂진 자리의 공허함만 맴돌 뿐이다.
  • 뿌리도 품지 못한 마지막 한 송이
  • 땅에 닿기도 전에 의미를 잃고
  • 설웁게 설웁게 울고 있다.
  • 달빛조차 등을 돌린 밤의 무릎 위에서
  • 일시적 각광(脚光)은 유리그릇 같아
  • 소슬바람에도 스스로 무너진다.
  • 꽃처럼 허무한 인생아!
  • 순간 빛나고 영원히 저무는 운명이여!
  • 노쇠는 약속이고 슬픔은 그림자라고
  • 낙화는 말없이 그 진실을 웅변한다.
  • 202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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