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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작시 1357

부활의 노래

부활의 노래 한밤의 어둠, 진실을 감춘 벽 너머에우리는 묻는다. 인간의 죄란 무엇인가?범죄자의 그 양심의 그림자 속에서자신의 무너진 영혼을 마주할 때회한의 첫걸음에서 부활은 시작된다.  죄악의 사슬이 인간을 묶을지라도,정의의 칼날은 이 세상의 것만이 아니니영혼의 법정에서 심판하는 이는 누구인가?사랑이 없는 법은 메마른 대지 같고은혜는 그곳에 강물처럼 흘러야 하리라. 사랑은 부활의 첫 열매다.우리가 깨닫는 것은내면의 구원은 타인을 향한 사랑에서 피어나며진실은 고통 속에서 드러나는 빛이니자기 부정은 영혼의 부활 문을 활짝 연다. 부활은 단순히 육체의 회복이 아니니이는 존재 심연의 새로운 탄생이라.죄인의 눈물로 씻긴 세상은단죄가 아닌 은혜의 울림으로 가득하며용서는 그 울림의 깊은 선율이다. 나는 부활을 이렇게..

나의 창작시 2024.11.30

설국(雪國)

설국(雪國) 산촌 겨울은 언제나 설국이었다.눈길은 끝없이 이어지고,산을 넘고 강을 건너흰 들판 위로 어린 발자국 남겼다.하얀 숨결 속에 얼어붙은 손가락과발끝의 시린 추억도 함께 걸었다. 귀 끝에 닿는 찬바람은마치 꿈을 속삭이듯 불어오고온몸을 조여오는 한기(寒氣)는포승줄에 묶인 죄수였다.하지만,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세상은순백의 약속처럼 빛났고저 먼 곳을 향해  눈길을 내달렸다. 눈 속에 묻힌 십오 리의 등교길에매일 남긴 내 발자국들은어제와 오늘을 잇는 다리가 되었고눈송이 한 점 한 점이 쌓아오린그 시절 시린 추억은내 골수를 강철만큼 단단히 빚었다. 이제는 머나먼 시간의 한 자락그때의 설국은 선명하게 내 마음에 남아희미한 웃음과 따스한 그리움으로흰 언덕 위를 떠다닌다.얼었던 발끝과 손끝은 풀렸지만,그 길 ..

나의 창작시 2024.11.30

그리움

그리움 흐르는 냇가에 서면 그리움이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하늘과 별이 만나는 언덕에 서 있으면그리움이 별처럼 쏟아진다.오래전에 떠난 너를 다시 만난다면그리움보다 더 뜨거운 눈물을 쏟을거다.그리움은 내 가슴에 고이고눈가에도 고이고별이 지나간 자리에도 고인다.그대와 거닐던 해변에서면 그리움은 모래 언덕처럼 쌓여있고함께 차를 마시던 카페에 앉으면유리창에 성애처럼 그리움이 서려있다.그리움은 구름에 숨은 태양처럼비온 뒤 맑은 하늘처럼때로는 가시가 돋친 장미처럼가끔 영혼을 폭풍처럼 흔든다.오늘 하염없이 쏟아지는 흰눈을 바라볼 때너에 대한 그리움이 폭발한다.2024,11,29

나의 창작시 2024.11.29

눈 쌓인 도시 풍경

눈 쌓인 도시 풍경 새벽 고요 속에 눈이 덮였다이 도시는 흰 이불을 덮은 채,얼어붙은 출근길을 시작한다.지하철 문틈에서 새어 나오는 한숨과졸린 눈으로 버텨내는 셀러리맨들의 전쟁터눈 위에 발자국이 뜨거운 인두 자국 같다. 길모퉁이에서 상자를 접는 노인의 손두평 난로 없는 방에 남은 가족을 떠올린다.길가 커피 향기는 멀리서도 달콤한데종이 컵의 온기조차그의 얼어붙은 손에 닿지 않는다.땀이 아닌 눈물이 오늘의 따뜻함을 녹일뿐이다. 시장에서 리어카를 끄는 짐꾼들이른 새벽부터 눈을 맞으며 짐을 기다리지만먼동이 터오도록 짐이 없어 한숨만 쉰다.차가운 가로등 아래벌떼처럼 눈송이 날아들때면그들에게는 얼어붙은 바람만이불에 덴 흉터처럼 남는다. 밤이 되어도 도시의 눈은 녹지 않는다.거리의 불빛은 환하지만,그 빛은 고단한 어..

나의 창작시 2024.11.28

폭설

폭설 세상이 잠든 사이에 하늘이 열리고눈발은 고요 속에 춤을 춘다.지붕엔 잠든 양털 담요장독대엔 하얀 왕관이 씌워진다. 철부지들은 제각기 동화가 되어눈 속에 비밀을 숨긴다.그 시절 고향은 순백의 캔버스발자국마다 그리움이 새겨진다. 눈길엔 짐승 발자국만 남고 바람 멈춘 마을은 깊은 침묵에 든다. 폭설은 모든 것을 감싸 안으며마을의 기억 위에 평화를 덮는다. 그리운 풍경은 멀리서 불러오고내 마음에는 따스한 불빛이 스민다.폭설이 내려도 묻히지 않는 고향그곳에서 나의 겨울은 끝없이 맑다.2024,11,27

나의 창작시 2024.11.27

초 겨울 아침 단상

초겨울 아침의 단상 흰 입김 흐르는 골목길에낡은 단풍잎이 일제히 누웠다.밟고 간 발자국들이밤새 얼음꽃을 틔웠다. 높은 하늘 아래 찬 바람이쉼 없이 낡은 나뭇가지를 흔들면세상은 서글픈 떨림으로자신을 증명하듯 조용하다. 길섶의 국화 잎에 맺힌 서리는지나간 계절의 숨결 같아손끝 닿기도 전에 사라지는덧없음이여 아름다움이여! 햇살은 부드럽게 땅을 감싸고기억의 작은 틈새를 비춘다.잠시 멈춰선 이 순간에도삶은 묵묵히 흐르고 있었다.2024,11,25

나의 창작시 2024.11.25

고향 언덕으로 오라.

고향 언덕으로 오라 자작나무 줄기마다 새겨진어릴 적 내 동무 이름들햇살 틈으로 흐르는 바람이아름드리 소나무 가지 흔들며 속삭인다.그곳에 남겨둔 기억들이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다. 푸른 들판은 끝없이 펼쳐지고걸음을 멈춰도 노래는 끝나지 않는다.구름은 언제나 낮게 흐르고아지랑이 위로 자유의 향기는 넘실댄다.네 마음이 닿을 때 걸을 수 있는우리의 탯줄이 묻힌 곳이다. 맑은 냇물은 아직도 쉼 없이 흐르고조약돌은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밝은 햇살에 반짝이는 모래밭우리의 이야기는 은빛으로 빛난다.그 속에 담긴 우리의 맑은 웃음이꿈속에 귀를 간지럽힌다. 마을 언덕 위 햇볕은 포근하여눈을 감으면 품 안에 머무는 듯그리움은 골짜기마다 고이고천천히 채워지는 온기는삶에 찌든 너를 넓은 가슴으로아무 말 없이 받아줄 수 ..

나의 창작시 2024.11.22

나그네 독백

나그네 독백 시간은 저문 햇살을 뒤로 감추고흘러가는 강물 위에 달이 뜨네.추풍 낙엽처럼 사라지는 순간들그 끝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머나 먼 길 걸어온 발자국어느새 거친 바람결에 지워지니얼굴도 이름도 기억되지 않는한낱 잊힌 나그네가 되리라.삶이라 불렸던 무대 위에서주제가 같은 연극은 반복되지만배우는 바뀌고 허무를 노래하니그림자는 어둡고 막은 내리네.하지만 이 여정 끝에서작은 별똥별 하나 지나가듯아름다웠던 순간을 가슴에 품고나는 깊은 수면에 들리라.2024,11,21

나의 창작시 2024.11.21

유령개미

유령개미 보이지 않는 그림자 속에서 깨어나,귀신처럼 움직이는 작은 존재들.바람벽 틈새를 기어 다니고,침묵 속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바닥과 천정을 누비며 길을 내고,테이블 위, 벽 너머를 자유롭게 넘나든다.한 톨의 빵 부스러기라도 발견되면,그곳은 곧 개미의 연회장이 된다. 아무 때나, 어디에서든 모습을 드러내고,낮에도 밤에도 꺼내는 그들의 춤 사위사라졌다 나타나는 유령 같은 걸음이눈길을 피해 바삐 이어져 간다. 먼지 같아 얕보였던 그 작은 개미 떼그러나 그들의 세계는 끝없이 깊다.바퀴벌레보다 더 지겹고 끈질 긴작지만 거대한 생존의 행렬이다.2024,11,20

나의 창작시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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