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을 등지고 서산 너머로 하루가 저물어짙은 노을이 나의 그림자를 길게 늘인다.세월은 냇물처럼 말없이 흘러남은 것은 물 돌멩이에 낀 이끼 같은 기억들나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겹겹이 쌓인 시간 속에마치 오래된 나무 테처럼어느새 주름진 이마에 새겨진지난날의 꿈들은 먼지처럼 사라진다. 노을빛 아래 드리워진 허무의 그림자붙잡을 수 없는 삶의 편린 들일희일비 흥망성쇠도하나의 순간에 불과할 뿐우리는 그 순간을 껴안고 살 뿐이다.등을 돌리면 그 붉던 빛은 사라졌고남은 건 어둠 속에 숨은 무수한 질문들우리는 바람에 실려 떠돌다언제가 마주할 그 날을 위해그냥 조용히 걸어갈 뿐이다. 삶이란 흐름속의 작은 물결이기에노을을 등지고 나는 걸음을 늦춘다.어느 강 하구에 닿을지 모를 여정속에우리는 조용히 흔적을 남길 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