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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작시 1449

산불

산불 산맥은 화마에 무너지고숲은 비명을 지르며 붉게 타올랐다.재로 변한 나무들이 바람에 흩날리며쓰러진 나무마다 고통의 흔적이 참혹하다.초록 물결이 넘실대던 산등성과안식의 그늘을 드리우던 골짜기는이제 검은 피를 흘리며 신음하고재앙의 그림자는 하늘을 삼켰다.불꽃은 바람을 타고 날뛰었고공포에 질려 울부짖는 사람들의 목소리는잿빛 바람에 휩싸여 사라졌다.집은 재가되고 꿈은 허공에 흩어졌다.자연의 분노인가, 인간의 실수인가?탐욕 인간에 대한 신의 진노인가?하지만, 잿더미 속에서도 꽃은 피어나고뿌리에 남은 생명은 숨을 쉰다.무너진 자리에서 숲은 일어선다.사람들아 산을 향해 사죄하라.빼앗긴 삼림을 되찾게 하라.2025,3,29

나의 창작시 2025.03.29

오키나와의 바람

오키나와의 바람 얕은 파도는 먼 별들의 노래를 싣고섬의 가슴에 부딪혀 부서진다.푸른 하늘 아래카페미키의 숲이 숨 쉬고타마구스쿠의 바람이 지나간다. 붉은 석양이 스미듯역사의 질곡이 이 땅을 물들였으나고래의 노래처럼 깊은기억들은 바닷속에 출렁인다. 전쟁의 불꽃이 스치던 자리에도산호는 다시 자라나고소금기 어린 바람 속에노란 시클라멘 꽃은 피어난다. 멀리서 온 여행자는 이 섬을 걸으며지나가는 바람에 물었다.얼마나 많은 시간을 지나야이토록 부드러울 수 있느냐고 오키나와여!그토록 푸른 바다에 발을 담그면그리움도, 슬픔도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구나.2025,3,26

나의 창작시 2025.03.28

목련이 피기까지

목련이 피기까지 깊은 어둠을 품은 가지 끝에서기나긴 동절을 견뎌낸 한점 눈꽃이아주 더딘 발걸음으로봄을 향해 창문을 연다.모두 바라보라.인고 속에 태어나는 이 기적을한랭이 할퀴고 간 상처에서피어난 순백의 꽃송이와 향기를!오랜 기다림은 눈물로 피어나고간절한 꿈은 침묵 속에서 자란다.시간의 모퉁이를 돌아올 때까지아무 말없이 목련은 기다렸다.그분의 손길이 머문 자리마다흰 꽃송이 피어오르고어둔 세상 속에서도고개 숙이지 않는 순결함으로 핀다.사람도 마찬가지라.고통의 어둔 겨울을 지나믿음으로 맞이한 봄날에는저 황홀한 목련꽃으로 피어나리라.2025,3,23

나의 창작시 2025.03.23

회양목

회양목 눈 덮인 아파트 정원을 따라꽃샘추위 움츠리며 걸을 때벌거벗은 회양목 가지 사이마다보잘것없는 꽃송이 벌써 웃는다.  겨울을 머금은 잎새마다어느 서원의 묵은 정원석처럼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일제히 제 자리를 지켜왔다. 해마다 봄이 오기도 전에제일 먼저 피어나는 꽃송이추위에 떨면서 지나가는 바람도그 앞에서는 걸음을 늦춘다. 활엽수 계절 따라 옷을 바꿔도고집스런 절개의 빛깔한겨울 눈보라 속에서도자신의 본분을 잊은 적이 없었다. 사람도 회양목처럼사시사철 푸르름 잃지 않고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으며변하지 않는 마음 하나 품고 살지라.2025,3,23

나의 창작시 2025.03.22

매화

매화 찬 서리에 깨어난 꽃어둠을 뚫고 피어난 불빛겨울을 태워 봄을 부르는 소리찬 바람이 뼈를 에어도향기는 더욱 선명하다. 칠흑 어둔 밤에 별은 찬란하고아픔이 커야 기쁨은 더욱 깊다.뻗은 가지 위에 새긴 절개침묵 속에 짙은 향기 퍼진다. 계절의 새벽을 깨우며더 빨리 봄의 문을 여는 꽃늦겨울 하늘 아래눈발이 가끔 흩날려도진분홍 꽃송이 피어 올리며품격있게 봄을 맞는다.2025,3,21

나의 창작시 2025.03.21

산수유 꽃

산수유 꽃 산수유꽃 피어나는 봄날길목마다 그리움이 흐르고햇볕에 빛나는 노란 꽃잎사랑의 흔적 따라 나는 길을 걷네.봄바람에 실려 오는 따스한 향기지난날의 추억 마음에 남아흐르는 냇물 물끄러미 바라보며흘러간 사랑을 생각해보네.고요한 아침 해맑은 새들의 노래산수유 꽃잎에 새겨진우리의 이야기도 바람에 실려오네.기다림에 물든 산수유 꽃길에서나는 여전히 그대를 기억하네.봄 하늘 푸른 빛에 담겨 있는아련한 그대 얼굴 생각해보네.산수유 꽃이 떨어질 때면그대와의 추억도 잊혀지겠지만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여운은산수유 필 때마다 되살아나겠지2025,3,20

나의 창작시 2025.03.20

꽃샘 추위

꽃샘 추위 봄이 달려오는 길목에누구의 허락을 받고 꽃을 피우냐고찬 바람이 매서운 손을 뻗는다.버들강아지 연한 털을 쥐어 뽑고산수유 고운 속살을 움켜쥐고양지쪽 매화 향기를 헝클어트린다.자신보다 더 고운 모습을 두고 볼 수 없어밤하늘 찬 기운을 긷고아직 남은 잔설의 기운을 빌려꽃잎마다 차가운 숨결로 훼방한다.오던 봄이 깜짝 놀라 주춤하지만어느새 땅밑에는 생명이 약동하고어린 새싹들은 찬 서리 속에서도 잎을 틔웠다.결국, 스러지는 것은 추위 발톱이고꿋꿋한 것은 맺힌 꽃망울이다.꽃샘추위여 사라지라.피는 꽃을 시샘할수록 꽃들은 피어나고봄은 더욱 찬란해지는 것이다.2025.3.19

나의 창작시 2025.03.19

운명(運命)

운명(運命) 강물은 흐르는 대로 따라가고삶은 다가오는 대로 받아들이며우연한 만남도 인연으로 알아어떤 순간이라도 놓치지 않으며이유와 끝은 알 수 없지만끝까지 순응하며 살아가야 하리라. 세월은 그 자체의 길로 흐르며우리의 기억 속에 잊힌 순간을 채우려 지나간다.삶은 내가 바라보지 않는 순간에도끝없이 펼쳐진 길 위로 발자국을 남긴다. 삶은 운명의 길도 두려운 강을 건너는 여정처럼때로는 거센 물결에 휘둘리고혹은 고요한 물살에 잠기기도 한다.물의 흐름은 결국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무언의 웅변으로 깨닫게 한다. 운명이 존재한다면 그 길을 따르며작은 바람에도 느끼고뿌리 깊은 나무처럼 일서면 나무가 되고차가운 바위처럼 앉으면 돌이된다.여울지는 강물처럼 자취를 남기며흘러가는 길이 곧 운명이다.2025,3,19

나의 창작시 2025.03.19

봄 눈 내리는 거리

봄 눈 내리는 거리 그 언젠가 봄이었다.겨울이 저문 자리 위로벚꽃 대신 하얀 눈이 펄펄 내리던 날너의 손을 잡고 걸었던 거리에그날을 연상하는 눈이 또 내린다. 찬 바람 속에서도너의 숨결이 닿으면 따뜻했다.어느 틈엔가 말없이내 손을 꼭 쥐던 너의 온기는눈이 녹아 흐르듯내 가슴에 스며드는 순간이었다. 그때의 설렘임 그때의 온기가지금도 내 안에서 흩날려긴 세월이 흘렀지만그날의 눈은 여전히 내 안에 쌓여있다. 너는 지금 어디에어느 하늘 아래서 나를 그리워할까.너의 이름을 부르면바람 끝에 흩어져 사라질지라도나는 아직도 네 모습을 기억한다.우리 함께 걸었던 그 거리에봄눈이 내리는 날에는나는 여전히 너와 함께 걷고 싶다.2025,3,19

나의 창작시 2025.03.18

산수유 피던날

산수유 피던 날 동쪽으로 흐르는 청계천 변에철 이른 산수유샛노란 웃음 머금고 탐스럽게 피었다. 외로이 외로이오직 한 그루 담벼락에 기대어찬 바람 속에서도 가만히 봄을 품었다. 인파 붐비는 한낮어쩌다 호기심에 걷던 길소담한 꽃잎 틈으로 지난날이 스몄다. 샛노란 꽃송이를 보면내 마음 깊이 간직한 소녀의 눈빛이세월의 시내를 수천 번 건넜어도 여전하다. 나 여기 어찌 올 줄 미리 알고순수유 꽃 저리 곱게 피어 반기네.찬 바람에 귓불 시려도 내 가슴 따뜻하다.2025. 3. 16.

나의 창작시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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