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늦게 피는 꽃

신사/박인걸 2025. 4. 8. 07:19
반응형
  • 늦게 피는 꽃
  •  
  • 응달진 산비탈에
  • 햇살이 더디게 겨우 스친다.
  • 양지에 피어난 꽃 모두 질 적에
  • 찬란함도 요란함도 없이
  • 조용히 아주 조용히 꽃 한 포기 피었다.
  •  
  • 뿌리를 감추고 시간을 삼키며
  • 돌보다 단단한 의미를 품은 채
  • 꽃은 소리 없이 피었다.
  • 일찍 핀 꽃도 아름답지만
  • 늦게 피어나 더 곱다.
  •  
  • 대기만성의 심연 속에서
  • 끈기라는 이름의 뿌리를 키우며
  • 성취는 오랜 침묵 끝에 도착했다.
  • 늦게 핀 꽃은 지각이 아니라
  • 인내라는 이름이었다.
  •  
  • 삶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이며
  • 꽃은 빛깔보다 향기로 말한다.
  • 짙게 풍기는 향기에
  • 마음은 이곳에 저절로 머물고
  • 기억은 향기로 되살아난다.
  • 2025,4,8
반응형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름 나그네  (0) 2025.04.10
벚꽃  (0) 2025.04.09
목련 꽃  (0) 2025.04.07
양지와 음지  (0) 2025.04.06
파면(罷免)  (1)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