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잃어버린 집

신사/박인걸 2025. 2. 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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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집
  •  
  • 햇빛은 온종일 지붕 위에 놀고
  • 바람이 자주 쉬어가던 마당
  • 미루나무 아래 멍석을 깔고
  • 강아지 코 골던 마루
  • 이제는 아련한 기억 속에 떠돈다.
  •  
  • 논두렁 따라 흐르던 봇물
  • 흙냄새 묻은 맨발의 농부들
  • 밥 짓는 저녁연기 피어나던 굴뚝
  • 새들도 저녁녘 찾아들던 처마
  • 낡은 사진 속에 표지처럼 바랬다.
  •  
  • 마천루 빌딩이 찬란한 도시
  • 총알처럼 빠르게 왕래하는 거리
  • 흙냄새 하나 없는 보도를 밟으며
  • 그리움조차 스며들 틈 없는 땅에서
  • 잃어버린 옛집을 마음에 그린다.
  •  
  • 달려가면 하룻길이지만
  • 잃어버린 그 집은 멀리 더 멀리
  • 이 세상 어디에 없는
  • 그리움 속에서만 맴도는 집
  • 꿈속에 가끔 찾아가는 집
  •  
  • 일곱 살까지 내 살던 그 마당에
  • 한 번만이라도 서성이고 싶다.
  • 202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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