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잦 나무

신사/박인걸 2025. 2. 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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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잦나무
  •  
  • 학동 시절 심었던 교정의 잦나무
  • 동풍(凍風)에 움츠러들던 작은 몸짓이
  • 이제는 하늘을 가르고 우뚝 서서
  • 말없이 세월을 증언한다.
  • 떠난 지 오래된 배움 터
  • 잊고 지낸 아주 작은 존재였건만,
  • 어느덧 늠름한 거목이 되어
  • 박토(薄土) 위에 뿌리를 굳게 내렸다.
  • 흙을 움켜쥐며 자란 나무처럼
  • 나는 어디에 뿌리를 두었을까.
  • 풍상을 견디며 쓰러지지 않은 잦나무
  • 삶의 고귀함을 웅변 한다.
  • 잎새마다 새벽이 스며들고
  • 가지마다 새들이 머문다.
  • 세월을 딛고 서서 기다린 날들이
  • 기상과 품위로 크게 빛난다.
  • 202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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