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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없는 배
- 내 인생은 이름없는 한 척의 배
- 파도에 떠밀려 나침판은 고장났고
- 방향을 알 수 없는 무한한 표박
- 찬란한 시절을 풍랑과 싸우고
- 새파란 젊음은 밤바다를 떠돌았다.
- 부러진 돛과 깨진 고물에 길을 잃고
- 밤낮으로 흔들리며 두려워했다.
- 항구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여
- 아득한 수평선은 마냥 두렵고
- 흔들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 간절한 소망을 하늘에 담아야 했다.
- 암초를 넘으면 태풍이 기다리고
- 태풍을 넘으며 조수가 부풀어 올랐다.
- 망망대해에서 여러 번 낙담했고
- 꿈꾸던 섬들은 멀리 도망쳤다.
- 칠흑 같은 밤에 북두칠성마저 사라졌고
- 쫓기는 마음과 지친 몸은
- 삶의 소망을 깊은 바다에 던져야 했다.
- 아득한 기항지를 가슴에 담았지만
- 검푸른 파도에 산산히 부셔졌고
- 낡은 갑판마져 파도에 찢겨
- 조각난 널판을 부여잡고 표류할 때
- 불빛 하나 없는 절망의 순간에
- 나를 붙잡는 손길이 음성과 함께 다가왔다.
- 그 손길은 존재의 근원이었고
- 그 음성은 불꽃의 속삭임이었다.
- 아직도 나는 여전히 바다를 떠돌지만
- 하나도 두렵지 않다.
- 202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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