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비와 라일락
- 봄비에 젖은 라일락 꽃
- 축 느러져 고개숙일 때면
- 차마 그냥두고 보기 안쓰러워
- 내 마음 갈대처럼 흔들린다.
- 어저께 뜨락에서
- 새콤한 향기 가득뿌릴 때
-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에 이끌려
- 시들었던 내 마음 살아났는데
- 기운 빠진 뒷모습 심히 처량해
- 내 가슴 속상해 하늘처럼 텅빈다.
- 아침햇살 폭포처럼 쏟아지던날
- 보랏빛 눈부셔 눈을 감았고
- 실바람에 살며시 흔들릴 때면
- 다가서기조차 두려워 물러섰는데
- 야속한 빗줄기 그치지 않고
- 차가운 봄바람 마구 흔들 때면
- 너의 아픔 차마 마주할 수 없어
- 우산을 든채 네 곁에 이렇게 서 있다.
- 2023.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