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들레 꽃
- 느린 바람이 들판을 지날 때
- 샛노란 민들레 꽃 일제히 웃는다.
- 황사 먼지 온통 뿌옇게 일어도
- 물기 먹은 꽃잎이 해맑기만 하다.
- 살을 베는 봄바람이
- 세차게 지나가던 그 날에도
- 납작 엎드려 자신들의 꿈을 키우며
- 꺾이지 않는 의지로 일어서는
- 억척같은 삶을 나는 보았다.
- 솜처럼 날리던 꽃씨가
- 샛노란 물결로 파도치며
- 끝없는 영토에 제국을 꽃피웠어도
- 자세를 한없이 낮춘 겸손이다.
- 현란한 몸짓하나 없이
- 오직 한 마음으로 일제히 서서
- 영혼이 맑은 사람만 듣는
- 떼창의 함성이 하늘에 가득하다.
- 2023.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