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는 꽃
- 서글픈 바람이 지나가는 길가에
- 빛바랜 꽃잎 수북이 쌓이고
- 꽃향기 진동하던 거리에는
- 허무한 그림자 어른거린다.
- 사람들 자주 오가는 길목에
- 무리 지어 피웠던 꽃 송이마다
- 피곤함에 지친 마음 달래 줄 때면
- 새로운 희망이 피어났는데
- 약속이나 한 듯 일시에 사라지니
- 삶의 허무가 가슴을 누른다.
- 지는 꽃잎도 아름답다고
- 누군가 낙화를 찬양했다지만
- 쓸쓸히 뒹구는 꽃잎에서
- 삶의 쓸쓸한 뒷모습을 본다.
- 꽃송이 피어나던 첫날부터
- 이별을 예약한 출발인걸 보았지만
- 막상 헤어져야 하는 순간은
- 칼로 벤 듯 마음이 아프다.
- 20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