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봄비
- 꿈속에 들린 빗소리는
- 창가에서 속삭이는 그대 음성이었고
- 꿈결에 자욱한 봄 안개는
- 내 가슴을 적시는 그대 촉감입니다.
- 홍매화 곱게 피던 날부터
- 긴긴 가뭄에 말라버린 밭이랑처럼
- 내 마음 굳어버릴까 힘들었더니
- 짧은 그대 소식에 가슴이 녹아내립니다.
- 살며시 내리는 봄비에
- 보랏빛 라일락 수줍어 고개 숙일 때
- 다소곳이 앉아있던 그대 모습이
- 쉽사리 사라지지 않습니다.
- 봄비는 이토록 지난 추억을 소환하여
- 잠잠한 가슴에 돌을 던질까
- 이런 날에는 버스에 몸을 싣고
- 빗길을 마냥 달리고 싶어집니다.
- 2023.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