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客의 깨달음
등이 굽은 저 산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이끼 낀 노송나무들은
어떤 사연을 품고 있을까
만년을 넘게 흘러내리는
산 고랑의 가는
물줄기들과
곰처럼 웅크리고 앉은 바위들도
실타래 같은 속사정들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을 거다.
바람 부는 비탈에
서서
아무렇게나 흔들리면서도
우람하게 하늘로 솟은 나무들도
저마다 아픈 이력들이
나이테에 저장되어 있을 거다.
깎아지른 바위틈에서
天水에 목숨을 부지하는 蕪草의
눈물이 날만큼 가여운 고백과
마지막 숨을 거두던 고목의 슬픔
산불에 숲이 재가 되던 아픔
폭우에 등성이 무너지던 고통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겠지
산을 오르는 山客의 귓전에
치열한 삶의 증언들이 울린다.
산은 인간과 인간은 산과
본질이 하나인 것을 깨닫는다.
201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