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갈대 숲

신사/박인걸 2015. 10. 21. 12:03

갈대 숲

황무한 습지에서
가녀리어 슬퍼보였다.
강바람에 비틀거리며
자주 울어야했다.

기댈 언덕조차 없어
허우적거리다가도
스스로 일어서고
땅을 짚고 또 일어섰다.

꺾이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빳빳한 자존심으로
버티며 살아야 했다.

의식이 눈을 떴을 때
갈대는 자아를 보았다.
옆에 서 있는 갈대가
자신의 손을 잡고 있었다.

부둥켜안은 갈대는
은빛 파도를 친다.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되어
영토를 점령하고 있다.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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