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은행나무 단풍

신사/박인걸 2015. 10. 4. 09:51

은행나무  단풍

삼베 옷 곱게 차려 입은 자식들이
못 올 길을 떠나시는
어머니 상여 앞에서 흐느낀다.

심장에 호수를 꽂아
자식 영혼에 연결하고
뼈마디 기름을 짜내어
젖에 섞어 授乳하신 어머니

천근 멍에에 눌려 비틀 거려도
스스로의 채찍에 일서고
가슴에 고름이 차도
아픔을 속으로 삭이시며

제 살을 갈기갈기 찢어
사랑에 버무려
그 고운 손으로 떠먹이시던
자애로운 어머니

의젓하게 자란 자식들
가로젓는 오색 만장에
황금 빛 노을이 쏟아져도
곱게 지는 어머니가 서럽다.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山客의 깨달음  (0) 2015.10.12
치악산  (0) 2015.10.10
가을비  (0) 2015.10.03
추석성묘  (0) 2015.09.30
추석  (0) 201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