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감정 봄날의 감정 정오의 햇살은 옥구슬처럼 쏟아지고 구름은 산등성위에서 한가롭다. 아지랑이 벽돌 담장에서 춤추고 매화나무가 기지개를 켠다. 나뭇가지를 비틀던 추위와 산새들을 내쫓던 차가운 눈이 우수(雨水)에 빗물이 되어버린 지금 봄기운에 마음이 설렌다. 그 겨울에 추웠던 기억들.. 나의 창작시 2020.02.14
봄이 오네 봄이 오네. 봄이 오네. 시냇물소리 타고 오네. 징검다리 건너오네. 양지바른 비탈로 걸어오네. 봄이 자라네. 생강나무 꽃망울과 매화가지 끝에서 자라네. 도시 가로수에서 자라네. 봄이 퍼지네. 바이러스처럼 퍼지네. 아지랑이 타고 퍼지네. 여기저기 사방으로 퍼지네. 봄이 이겼네. 얼어붙.. 나의 창작시 2020.02.13
지친 세상에서 지친 세상에서 이토록 삶은 복잡하고 내 영혼은 세상에 휘말려 나무 끝에 앉은 새처럼 마음은 늘 불안하다네. 오늘만 지나면 괜찮겠지 며칠만 참으면 좋아질 거야 그것은 한낱 소망일 뿐 현실은 언제나 실망뿐이네. 상념은 일상의 습관이 되고 근심으로 마음은 우울해 이렇게 지치고 피곤.. 나의 창작시 2020.02.08
친구 친구 너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음을 후회한다. 적당(適當)한 거리에서 선을 그었어야 했다. 정도에 알맞게 지냈다면 괴로운 일이 없었을 것을 내 마음을 열어 깊이 보여준 것이 화였다. 너무 가까워지면 나에 대한 요구가 많고 나 또한 기대가 증가하여 피차 물격화된 것이 속상하다. 언.. 나의 창작시 2020.02.05
겨울 나그네 겨울 나그네 바람은 차고 길은 멀다. 가도 가도 끝은 없고 지친 몸은 천근만근인데 여전히 낯선 땅이다. 다다른 바닷가 파도는 높고 철썩이는 소리 두렵다. 뱃고동 소리 없는 백사장엔 차가운 고독만 맴돈다. 정처 없이 걸어 온 나그네 잠시 서서 뒤돌아보니 긴 사연 얘깃거리 발자국 마다.. 나의 창작시 2020.02.01
우한 폐렴 우한 폐렴 처절하게 죽어간 박쥐들의 무서운 저주 야생동물을 학대한 죄 값 맹독류를 잡아먹은 인간들에 대한 자연의 보복 억울하게 죽어간 넋들의 분노 금지된 생물을 죽인 인간들에 대한 신의 심판 우한에서 시작한 바이러스여 이토록 공포에 떨게 하는 폐렴이여 몇 푼 금전에 눈이 어.. 나의 창작시 2020.01.30
하얀 눈 하얀 눈 하얀 눈이 하늘에서 내릴 때 더러는 즐거운 미명을 지르며 반기거나 연인과의 추억을 떠올리거나 깊은 행복감에 젓기도 하며 그 하얀 결정체로 꽃잎처럼 내려앉는 아름다움에만 취할 뿐 바다를 떠난 무수한 콜로이드가 아득한 허공을 바람에 떠밀려 두려움에 떤 아픔을 기억하는.. 나의 창작시 2020.01.28
소나무 소나무 국기봉을 오르는 길에는 소나무들이 거칠게 서 있지만 사철 그 빛이 변하지 않고 굽히지 않는 태도가 마음에 끌린다. 일관성 없는 활엽들의 성질과 수시로 뜯어 고치는 잡목의 양태가 생존을 위한 나름대로의 방식이라지만 항상 내 마음을 거슬렀다. 기준도 줏대도 없이 살아가는 .. 나의 창작시 2020.01.26
노인의 설날 노인의 설날 이제는 하나도 기다려지지 않는다. 나에게 설은 많이 부담스러울 뿐이다. 떡국 한 그릇에 한 살을 강매당할 때 몇 개 남은 곶감이 꽂이에서 사라지듯 바들바들 남은 나이를 붙잡는다. 수명(壽命)이 귀한 것을 이전엔 잘 몰랐다. 뭉텅이 돈을 빼내 쓰듯 허비했다. 화장터로 죽마.. 나의 창작시 2020.01.25
당신 때문에 당신 때문에 손가락이 끊어지도록 아파도 양 어깨가 늘어지도록 힘들어도 나는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섭니다.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도 등허리가 끊어지게 일해도 하번도 불평하지 않아요.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섭니다. 삶의 짐이 천근만큼 무겁고 지친 눈물이 때.. 나의 창작시 2020.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