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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오던 날
그리운 이 더욱 그리우라고
처연(凄然)한 봄비가
하염없이 가슴으로 내립니다.
그토록 혹독한 겨울에
가슴 뿌리까지 얼어붙었더니
이른 봄비에 멍울이 녹아내립니다.
이처럼 봄비가 내리면
마음은 힘없이 허물어지고
묻었던 그리움은 다시 피어오릅니다.
이제 곧 고운 꽃들이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피어 나며는
그립던 당신을 마음껏 볼 수 있을 테지요.
기왕에 내리려거든
한 이틀 흡족히 내려 주며는
내 마음 그도 알고 힘껏 달려 올 텐데.
20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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