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봄이 오는 숲

신사/박인걸 2020. 2. 2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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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숲

 

겨울옷을 벗는 숲에는

햇볕에 순해 진 봄바람이

가지 끝에 붙어 잠자는 꽃눈을

사랑스레 어루만지고

 

산새들 노래 간혹 들리는

낮은 언덕 양지쪽에는

샘처럼 솟아오르는 안온함이

얼었던 내 마음을 녹여준다.

 

눈 속에 발목을 잠근 채

모진 추위를 의지로 이겨내고

잎을 틔우려는 응달 나무들의

늠름함이 대견하게 다가온다.

 

맨 먼저 고운 꽃을 피우는

작년에 본 진달래 가지엔

작은 꽃망울들이 앙증맞게 맺혀

삼월이 오기를 기다린다.

 

숲은 소리 없이 분주하게

봄의 합창(合唱)을 준비한다.

무심코 산길을 걷던 나는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한다.

20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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