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낙엽이 발에 밟힌다. 사라져버린 젊은날의 영광이여 짙푸르던 빛깔의 과시여 별처럼 빛나던 형형이여 어찌하여 곤두박질쳐진 채로 돌아갈 수 없는 미아가 되었는고 해는 이미 저물고 허무만 길 위에 뒹굴고 텅 빈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샌다. 무서운 시간에 생명을 갉아 먹히고 마지막 한 잎까지 잃어버렸다. 감추었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발밑에서 숨을 거두는 생명을 슬퍼한다. 일제히 잎의 죽음을 맞는 목본식물의 이파리들이 너부러진 황금길에는 슬픔이 출렁인다. 해마다 그 일이 반복되는 길목에서 나의 기억은 또렷하다. 한 닢 낙엽이 되어 돌아갈 내 운명이 2023,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