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달빛

신사/박인걸 2022. 12. 10. 10:02
  • 달빛
  •  
  • 앙상한 나뭇가지에
  • 차가운 빛깔로 몸을 숨긴 보름달이
  • 새벽기도 올리러 가는 나를
  • 부지런히 따라온다.
  •  
  • 며칠 전만 해도 반쪽이었는데
  • 잃어버린 조각을 어어붙이고
  • 밤새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 부드러운 빛으로 내 등을 떠민다.
  •  
  • 플라타너스 잎마저 모두 떨어져
  • 을씨년스러운 새벽 골목길에
  • 누이처럼 복스러운 얼굴로
  • 환하게 웃어주니 힘이 솟는다.
  •  
  • 캄캄한 세상에 홀로 빛이 되어
  • 어둠을 밝히는 삶은 고달파도
  • 누군가에게 희망과 위로가 된다면
  • 나도 달빛처럼 살고 싶다.
  • 202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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