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낙엽지는 소리

신사/박인걸 2021. 11. 15. 22:08

낙엽지는 소리

달빛이 서리는 늦가을 창가에

바람도 없는데 낙엽이 진다.

우수수 떨어진 낙엽은 오롯이 쌓이고

포개진 낙엽 위에는 고독이 고인다.

오동잎이 너붓너붓 내려앉을 때면

가슴속에 온통 허무가 차오르고

새끼 잃은 들꿩처럼 가슴이 먹먹하다.

무너지는 것들과 떠나는 것들은

하나같이 가슴에 아픔을 주고

사라지는 것들과 죽어가는 것들은

괴로움과 큰 고통을 안겨준다.

나 또한 어느날에 낙엽처럼 지며는

누군가의 가슴에 슬픔이 될 테지

늦가을 밤 공기는 선득하고

잎 잃은 나뭇가지는 처량하다.

낙엽지는 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리고

막연한 불안감은 정수리를 누른다.

아! 나도 이제는 많이 늙었나보다.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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