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수국옆에서

신사/박인걸 2021. 7. 9. 15:10

수국 옆에서

 

보랏빛 종이 꽃 보다 더 복스럽게

수국(水菊) 한 무리 암팡지다.

쏟아지는 여름 햇살에도

오롯이 푸른 하늘만 바라본다.

내가 늘 흠모하던 빛깔로

비길 데 없는 고고한 자태는

성녀 클라라의 향기 가득한

깊은 수련으로 형성된 맵시여!

겹겹이 쌓인 그리움을

더 이상 감출 수 없어 풀어놓을 때

용광로에서 녹아내린 쇳물처럼

걷잡을 수 없이 가슴으로 번진다.

내 가슴속에 깊이 묻어 두었던

당신을 향한 기나긴 그리움도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던 심연에서

수국 꽃향기에 폭발한다.

202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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