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수국 옆에서
보랏빛 종이 꽃 보다 더 복스럽게
수국(水菊) 한 무리 암팡지다.
쏟아지는 여름 햇살에도
오롯이 푸른 하늘만 바라본다.
내가 늘 흠모하던 빛깔로
비길 데 없는 고고한 자태는
성녀 클라라의 향기 가득한
깊은 수련으로 형성된 맵시여!
겹겹이 쌓인 그리움을
더 이상 감출 수 없어 풀어놓을 때
용광로에서 녹아내린 쇳물처럼
걷잡을 수 없이 가슴으로 번진다.
내 가슴속에 깊이 묻어 두었던
당신을 향한 기나긴 그리움도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던 심연에서
수국 꽃향기에 폭발한다.
2021.7.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