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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소리
어릴 적 어머니의 지시를 따라
암탉의 목을 사정없이 비틀 때
질식의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가던
닭의 신음은 지금도 귓가에 울린다.
그때는 거부할 핑계도 없이
소년의 호기와 사춘기 영웅심에서
생명체의 귀중함을 간과했다.
살생의 죄의식 하나 없이
적의 목을 친 삼국지의 여포처럼
걸음걸이까지 보무당당했다.
머나먼 세월의 사막을 건너오며
불에 타는 듯한 화열의 고통들을
필생의 의지와 강인한 생존 욕구로
하나 둘 치환해 가며 살아 갈 때
그 때 날갯죽지를 내 손에 잡힌
암탉의 애절한 눈동자는 늘 괴롭힌다.
몹시 애처롭고 슬픈 눈망울을 외면하거나
노적담불에 싸여 살면서도
궁핍자의 호소에 귀를 막을 때
양심의 고통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202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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