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품
눈 감으면 떠오르는 고향 언덕아
앞들에 구비치는 맑은 냇물아
짙푸르게 일어선 우람한 뒷산아
지금도 변함없이 마을을 지키느냐
소나무 숲 우거진 뒷등성이와
자작나무 늘어선 질맷재 고개
달맞이 꽃 물결치던 봇도랑 길과
홀랑 벗고 헤엄치던 깊은 칡소야
그 모습 언제나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낯선 땅 타향살이 외로울 때면
단숨에 달려가고픈 고향 마을아
댕기머리 분홍치마 어린 소녀야
굴렁쇠 딱지 치던 동네 학동아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 있을지라도
함께 뛰놀던 그 시절 어찌 잊겠느냐
소 몰며 밭 갈던 구성진 소리
밭이랑 아낙네 구슬픈 노랫가락
윗마을 덜컹대며 돌아가던 물레방아 소리
어느 하나인들 내 가슴에서 지워지겠느냐
푸르디푸른 하늘아래 정든 마을아
어머니 품만큼 아늑했던 고향 산천아
나 언젠가 고향 품으로 돌아가련다.
202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