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고통의 계절

신사/박인걸 2021. 7. 5. 22:15

고통의 계절

 

오늘도 텔레비전 화면에는

확진 자 칠백십일 명이라는 자막이 떴다.

일 년 반째 쏟아지는 코로나는

일억 팔천사백만 명을 독방에 가두고

사백만 명 목숨을 앗아갔단다.

지구촌 무죄한 생명들이

꽃잎처럼 떨어지는 비보를 들을 때면

아침 햇살 찬란히 빛나는 하늘을

차마 눈을 뜨고 쳐다보기가 미안하다.

붉은 접시꽃 작년처럼 피고 지고

뻐꾹새 아무 일없이 저렇게 노래하는데

직립보행자들만 찾아다니며

멧갓에서 나무 쏙아 내듯 넘어트리는가.

잔인한 독사보다 더 악랄한 코로나가

콩쥐 계모처럼 등허리를 밟고 돌아 칠 때

고통의 계절 한 복판에 갇힌 사람들은

지갑 잃어버린 눈빛으로 서 있을 뿐이다.

20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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