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십자가

신사/박인걸 2018. 10. 3. 21:24


십자가

 

첨탑에 세워진

빨간 네온의 십자가가

죄악으로 어두운 도시에

등대처럼 밝게 빛난다.

 

가슴을 깊이 울려주었던

옛 종소리는 지금 사라졌어도

그 자리에서 비추는 불빛은

방황하는 이들의 좌표다.

 

세상이 너무 어두워

십자가는 촘촘히 빛나건만

휘황찬란한 네온 아래서

군상(群像)들은 여전히 사납고

 

불빛 보다 더 새빨간

피 흘리며 죽은 예수의

안타까운 구원의 외침을

들으려는 이 없어 애달프다.

 

아직도 저 십자가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자 있어도

밤하늘에 빨간 십자가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 눈빛이다.

2018.3.4



'신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례(巡禮)의 길① 기행시  (0) 2019.03.07
촛불  (0) 2019.01.12
기도(祈禱)   (0) 2018.10.05
새해의 기도  (0) 2018.10.03
부활절  (0) 2018.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