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새해의 기도

신사/박인걸 2018. 10. 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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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기도

한 해의 경계는 천체의 질서일 뿐
하루의 반복만이 영원히 존재며
삼백 예순 닷새만의 공전이
출발점에 도달하는 그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동물들만이
축포를 쏘며 전역에서 환호하나
불확실성의 일상생활에서
보장되지 않은 미래에를 향하여
첫 발을 내 딛는 존재는
불안함과 기대감이 반반입니다.
예견할 수 없는 미래는
제어불가능의 변수들로 가득하여
바람 앞에 촛불 같은 존재는
첫날에 두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긴 여정에 확실한 것은 별로 없고
불안한 것들만 가득하니
무지한 존재가 또 한 해를
비교적 안연히 살게 하소서,
서두르거나 초조해 하지 않고
자만하거나 맘을 놓지 않으려하오니
이상주의에 매몰되어
현실을 등한히 하지 않게 하소서.
벽돌 한 장을 쌓는 미장이처럼
어제를 산 것처럼 오늘을 살리이다.
다만 이 다짐이 부서시지 않게
매일 새벽 기도하며 살리이다.
특별함을 구하지 아니하리니
큰 탈 없이 한 해를 살게 하소서.
2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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