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그 해 추석엔
갈 곳이 없어서
네
살배기는
외가에 보내고
아내와 함께
동두천 기도원서
식음을 중단하고
배나무 옆에 엎드렸다.
섧고. 배고프고
외롭고. 막막해서
둥글게 뜬 달빛에
얼굴을 묻었다.
나사렛 청년의 길을
따라 나섰으나
턱없이 부족했던
햇병아리 선지생도
그 때 그 달이
빙그레 웃는다.
익은 배가
유혹해도
따먹지 않았다고.
2015.9.27
추석
그 해 추석엔
갈 곳이 없어서
네
살배기는
외가에 보내고
아내와 함께
동두천 기도원서
식음을 중단하고
배나무 옆에 엎드렸다.
섧고. 배고프고
외롭고. 막막해서
둥글게 뜬 달빛에
얼굴을 묻었다.
나사렛 청년의 길을
따라 나섰으나
턱없이 부족했던
햇병아리 선지생도
그 때 그 달이
빙그레 웃는다.
익은 배가
유혹해도
따먹지 않았다고.
2015.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