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찬미
천둥치던 날
파르르 떨던 밤송이가
가을 햇살에 입을 활짝 열고
윤기 나는 밤알을 토해내며
익은 벼이삭 사이로
참새 떼들이 성찬을 즐기며
까맣게 익은 해바라기는
단체로 감사기도를 올린다.
길섶에 주저앉았던 코스모스가
긴 가뭄을 딛고 일서서서
모가지를 길게 빼들고
샛노란 눈으로 활짝 웃으며
밟히며 살아 온 들풀도
오밀조밀한 열매를 매달고
한껏 부푼 마음으로
대견한 듯 서로를 바라본다.
가을은 온통 여무는 노래가
무음의 화음으로 웅장하며
한 여름 베푸신 풍성한 은혜를
각양 향기로 찬미하고 있다.
2015.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