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의 찬미

신사/박인걸 2015. 9. 19. 11:58

가을의 찬미

천둥치던 날
파르르 떨던 밤송이가
가을 햇살에 입을 활짝 열고
윤기 나는 밤알을 토해내며

익은 벼이삭 사이로
참새 떼들이 성찬을 즐기며
까맣게 익은 해바라기는
단체로 감사기도를 올린다.

길섶에 주저앉았던 코스모스가
긴 가뭄을 딛고 일서서서
모가지를 길게 빼들고
샛노란 눈으로 활짝 웃으며

밟히며 살아 온 들풀도
오밀조밀한 열매를 매달고
한껏 부푼 마음으로
대견한 듯 서로를 바라본다.

가을은 온통 여무는 노래가
무음의 화음으로 웅장하며
한 여름 베푸신 풍성한 은혜를
각양 향기로 찬미하고 있다.

201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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