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리운 사람

신사/박인걸 2018. 5. 14.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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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

 

밭이랑에 아지랑이 돌고

눈 둑에 쑥이 고개를 내밀 때

텅 빈 시골 마을에는

제비도 돌아오지 않았다.

 

손손(孫孫)이 밭 갈던 이들이

손이 부릅뜨도록 쟁기질해도

보릿고개를 넘지 못해

하나 둘 도회지로 떠나고

 

옆집 살던 소녀마저

아버지 손을 잡고 떠나던 날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던 나는

멍하게 바라만 보았다.

 

아직도 종달새 우는 봄이면

가슴 적셔오는 그리움이

백발이 성성한 노인 가슴에

물안개처럼 스며든다.

2018.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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