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마음 목도리를 두껍게 둘렀어도 바람은 여전히 차갑고 입춘을 지나 우수가 눈앞인데 새벽 냉기는 매몰스럽다. 힐끗 쳐다본 목련 꽃망울은 아직도 깊은 잠에 빠졌고 황사 바람 자욱한 도시에는 무표정한 얼굴만 왕래한다. 회양목 여린 새움은 기지개를 켤까. 귀룽나무 새싹은 돋고 있을까. 산지 그늘의 복수초 꽃이 수줍게 얼음장을 치미는지. 날개짓 서툰 노랑나비와 겨울잠 덜 깬 다람쥐가 생강나무 사이를 비켜갈 때 겨울을 밀어낸 봄에 감탄했었다. 장딴지 근육이 연하던 소년이 연골이 낡아 재생주사를 맞아도 대동강 얼음이 녹아내리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 여전하다. 20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