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자유로운 6월 바람은 풀향기 꽃향기 실어나르며 도시 골목을 배회하는 노인에게 고향 냄새 한아름 실어다 준다. 찔레꽃 별처럼 쏟아지고 붉은 장미꽃 풀무처럼 타오를 때면 벌판 자줏빛 감자꽃이 파도처럼 출렁이던 밭 가에 나를 앉힌다. 푸른 세상이 뱉어내는 향취에 새들은 취해 비틀거리고 밤꽃이 산비탈에 쏟아지던 밤에 비단개구리 짝 찾아 밤새 울었다. 녹음이 숨 막히게 덮은 숲에는 길잃은 바람도 깊이 잠들고 이따금 울려 퍼지는 산새 소리에 풀잎에 맺힌 이슬이 굴어 내린다. 나를 품에 안았던 어머니보다 더 풋풋한 6월 흙냄새에 나그네 비틀거리며 길을 간다. 202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