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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898

6월에

6월에 자유로운 6월 바람은 풀향기 꽃향기 실어나르며 도시 골목을 배회하는 노인에게 고향 냄새 한아름 실어다 준다. 찔레꽃 별처럼 쏟아지고 붉은 장미꽃 풀무처럼 타오를 때면 벌판 자줏빛 감자꽃이 파도처럼 출렁이던 밭 가에 나를 앉힌다. 푸른 세상이 뱉어내는 향취에 새들은 취해 비틀거리고 밤꽃이 산비탈에 쏟아지던 밤에 비단개구리 짝 찾아 밤새 울었다. 녹음이 숨 막히게 덮은 숲에는 길잃은 바람도 깊이 잠들고 이따금 울려 퍼지는 산새 소리에 풀잎에 맺힌 이슬이 굴어 내린다. 나를 품에 안았던 어머니보다 더 풋풋한 6월 흙냄새에 나그네 비틀거리며 길을 간다. 2023.6.2

나의 창작시 2023.06.02

혼돈(混沌)

혼돈(混沌) 뒤돌아보면 내 정신을 느릅나무 아래 세워두고 한 마리 삽살개가 되어 봄빛이 낙엽에 앉아 놀던 날부터 흰 눈이 초가집을 삼킬 때까지 길없는 벌판을 쏘다녔구나. 한 번도 내 나이를 세지 않고 구겨진 지폐를 펴지 않은채 땟국물이 귀밑에 염색을 해도 나는 정수리에 대못을 박으며 살았구나. 내가 쓴 일기장에는 불개미 떼가 줄을 서서 이사를 하고 낡은 만년필 뚜껑을 열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꿈이 잠을 잤구나. 닳아버린 십자가에 매달아 놓은 내 마음은 심하게 늙었고 아직도 발견하지 못한 큰 사랑은 깊이 숨겨놓은 비밀이구나. 정리되지 않은 세간살이가 병든 뇌 속에서 어지럽게 뒹굴고 빠른 걸음으로 왕래하는 길거리에는 항아리 깨지는 소리가 시끄럽구나. 사십칠 년 전 오월 삼십일일은 내가 공허와 혼돈에 빠지..

나의 창작시 2023.05.31

죽음 그 후(눅16:19-31)

죽음 그 후(눅16:19-31) 『introduction』 김윤상이라는 선교사가 있습니다. 멕시코 남부 깊은 시골에서 선교 활동을 하십니다. 이분이 24일간 산소마스크를 쓰고 혼수상태에 있다가 살아난 분입니다. 이분이 그 혼수상태에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아주 길고 많은 내용이지만 핵심 부분만 말씀드립니다. 혼수상태에 있던 그는 영적 세계에 들어갔습니다. 예수님이 높은 산에 서 계셨습니다. 그는 단번에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초등학교 친구를 40년 만에 만났는데 얼굴을 보고 알아볼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 서 있는 산을 향해 올라가는데 예수님이 그를 맞으러 내려오셨습니다. 그는 예수님과 마주 설 때 감격했습니다. 평생 사모하던 주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가 주님 ..

2023년 설교 2023.05.26

마음의 꽃밭

마음의 꽃밭 과꽃이 꽃밭에 피던 날 세상은 온통 진분홍빛으로 물들고 채송화 낮게 앉아 웃을 때면 내 가슴에도 고운 꽃이 피었다. 달리아 꽃 야단스레 필 때 수탉 볏처럼 칸나꽃 뽐내고 싱겁게 서 있던 해바라기는 가을만 손꼽아 기다렸다. 짙푸른 여름빛 출렁거릴 때 나팔꽃 새끼줄 타고 하늘로 뻗고 가냘프게 자라나는 코스모스는 추석쯤에야 자기 순서다. 마당가 새끼줄 두른 꽃밭에는 바둑이와 내가 맘대로 드나들었고 철철이 피어나던 꽃송이는 늙은 가슴 한편에서 아직도 핀다. 살구꽃 진달래 산벚꽃 흐드러진 조팝나무꽃 슬픈 찔레꽃 길가에 민들레 수줍은 산나리꽃 지천으로 피어나던 산 동네 내 가슴 한복판에 자리 잡은 영원히 피는 가슴의 꽃밭이여! 2023.5.21

나의 창작시 2023.05.19

자신감을 가지라(빌4:6-13).

자신감을 가지라(빌4:6-13). 『introduction』 자신감을 confidence, self-confidence라고 합니다. 스스로 자(自), 믿을 신(信), 느낄 감(感), 자를 써서 자신감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자신을 믿는 감정을 자신감이라고 합니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의 원인은 기질적 요인, 열등감, 트라우마, 부모가 기를 죽인 사람, 실패의 경험이 많은 사람, 낮은 자존감 등이 원인입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의 특징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뛰어나게 잘합니다. 경제적 부족함이 없습니다. 인간관계가 튼튼하고 끈끈합니다. 외모에 자신이 있습니다. 학벌이나 지식에 열등감이 없습니다. 실수와 실패를 겁내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해 어려움을 이깁니다. 좋은 습관을 지니고 삽니다. 넘어져도 다시 털고 ..

2023년 설교 2023.05.19

5월

5월 푸른 색깔의 절정 계절의 전성기 아름다움의 극치 꽃들의 찬란한 행진 부러울 것 하나없는 자부심 젊음보다 더 젊은 기력 마음껏 춤추는 유희 끝없는 도전과 모험 방황하나 없는 자신감 지치지 않는 움직임 형용사가 모자라는 경치 눈이 닿는 공간마다 충만으로 채워진 만족함 비바람에 흔들릴 지언즉 뻗어나가는 의지 아무도 허물수 없는 초록빛 세상이여! 2023.5.15

나의 창작시 2023.05.15

어머니

어머니 코흘리개 어린 시절 불꽃 세운 눈동자로 날 지켜주고 연골 작은 걸음 20리 등하굣길 못내 애처로워 눈물짓던 어머니 저문 날 고갯길 울며 떨며 넘을 때면 어디선가 날 부르는 어머니 음성 가슴에는 뜨거운 피가 치솟고 어둡던 숲에는 별이 쏟아졌다. 내가 아파 누울 때면 밤새도록 머리맡에 앉아 촛농 같은 눈물로 훌쩍이며 가슴을 쓰다듬던 어머니 손길 이른 새벽 논둑길 걸어 컴컴한 예배당에 홀로앉아 오로지 자식 위해 빌고 또 비시던 갸륵한 내 어머니 정성이여 머나먼 타관객지 손끝 닿지 않는 땅에 살아도 마지막 숨이 멈추던 순간까지 자식 이름만 읊조리던 내 어머니여! 2023.5.12

나의 창작시 2023.05.12

비오는 날

비오는 날 아스팔트위로 도랑물이 흐른다. 젖지 않은 땅이 없다. 비는 마음에 숨은 우수(憂愁)를 불러낸다. 얼마전에 핀 가로수 잎이 직격탄을 맞고 부러져내린다. 활짝 웃던 철쭉꽃이 떨어질 때 나는 안타까워할 뿐 도와줄 수 없다. 어릴 적 홍역 앓던 친구가 죽던 날 나는 붉은 철쭉꽃을 보며 울었다. 그 아이의 영혼은 비오는 날이면 눈물을 흘리며 옛집 마당을 서성이겠지 내가 키우던 말티가 늙어서 백내장에 걸려 시력을 잃고 복부에 생긴 유선종양으로 눈을 감던 날 비는 우리집 창문을 사정없이 두둘겼다. 봄비가 내리는 날이면 산골 마을에는 이상하게 초상이 났고 구슬피 우는 상주(喪主)의 눈물이 빗물에 섞이는 것을 보았다. 슬픈 일은 언제나 비오는 일어나고 비는 언제나 가슴 아픈 사람의 눈물을 자아낸다. 어제부터 ..

나의 창작시 2023.05.09

고독에서 만난 예수(요5:1-10)

고독에서 만난 예수(요5:1-10) 『introduction』 우리 시대의 현저한 징후 중의 하나는 고독이라는 것입니다. 지구상에 오늘날과 같이 많은 인구가 산 적은 없건만 많은 사람이 고독을 느끼며 산다고 합니다. 주변에 사람이 많은데 왜 고독할까요? 아파트 높이가 50층, 60층이며 아파트 입구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웃을 만나는데 여전히 인간은 고독합니다. 그래서 거대한 아파트를 고독의 기념비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같은 층에 사는 사람과도 얼굴은 알지만, 대화가 없고, 마음을 터놓을 대상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앞집 사람이 죽어도 알 수 없는 세상입니다. 그 래서 인간은 고독을 느낍니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일본군 병사가 인도네시아 몰루카섬 정글에서 30년을 숨어 살아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2023년 설교 2023.05.09

어린이

어린이 별을 먹은 아이들이 민들레 핀 벌판을 달린다. 꽃을 입은 어린이들이 교정에서 함박 웃음을 웃는다. 구름 타고 하늘을 날고 은하수 위를 걷는 꿈을 꾸며 노랑나비 떼와 하나가 되어 꽃밭을 휘젓고 다니다 풀밭에 누워 하늘을 들이마시는 햇빛처럼 눈부신 아이들이다. 그늘 한점 없는 얼굴에 찬란한 태양빛이 종일 서려있고 거짓 하나없는 마음에 맑은 도랑물이 연이어 흐른다. 해맑은 눈동자에는 한 낮에도 별이 반짝이고 거짓 하나 없는 표정에서 천사의 얼굴이 보인다. 어린 새싹처럼 돋아나는 너희들만이 우리의 희망이다. 2023.5.5

나의 창작시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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