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대 나의 그대 그대의 눈빛에서 맑은 호수가 보이고 환한 미소에서 내 가슴에 목련꽃이 핀다. 그대의 얼굴에는 깊은 아늑함이 넘쳐 바라만 보아도 마음은 잔디밭 위에 눕는다. 당신의 보드란 손은 낙랑공주의 옥수같아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질 때 감쪽같이 아물고 그대의 마음은 깊이 박힌 말.. 나의 창작시 2016.12.21
송년(送年)기도 송년(送年)기도 과거는 미래를 향해 미래는 또 과거로 시계의 초침에 실려 일정하게 걷는다. 새것은 낡아지고 낡은 것은 새것으로 바뀌고 엇갈리는 교차점에 다가선다. 출발할 때 결의는 뿌연 물거품이 되고 다짐했던 의지도 담벼락처럼 허물어졌다. 큰소리쳤던 구호는 한낱 허풍이 됐고 공허한 메아리만 자신을 부끄럽게 한다. 하지만 또다시 출발하려 신선한 다짐으로 성부께 기도하오니 한번 만 더 기회를 주소서. 2016.12.10 나의 창작시 2016.12.11
합박눈 오던 날 함박눈 오던 날 그립던 그녀가 눈빛 치아를 드러내고 활짝 웃는 얼굴로 사뿐히 걸어올 때 외롭던 가슴에 모닥불이 타 오르고 어둡던 마음에 꽃송이가 피어났다. 나의 손을 잡아주며 가슴을 채워주던 그녀 칼칼한 겨울바람도 한 여름 훈풍이었다. 함박눈 오던 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사랑.. 나의 창작시 2016.12.11
겨울 어느날 겨울 어느 날 잔뜩 찌푸린 하늘 우울한 사람 더욱 답답하라고 눈 한 송이 내리지 않고 미세먼지마저 종일 뿌옇다. 분주한 차들은 매캐한 매연을 내뿜어 기침병 앓는 가슴에 심한 경련을 부추긴다. 표정 없는 얼굴들 마음을 굳게 닫아 잠그고 어디론가 걷는 길목에 짙은 어둠이 내린다. 하.. 나의 창작시 2016.12.11
흔들림 흔들림 바람을 맞는 나무는 휘어지지 않으려 흔들리고 연약한 들풀은 의지할 데 없어 흔들린다. 천만년 묵은 바위는 심지가 굳어 흔들리지 않으나 의지가 가벼운 갈대는 소슬 바람에도 요동친다. 그리움이 밀려올 때면 마음은 돛단배처럼 흔들리고 갈피를 잡지 못할 때면 온종일 허공위.. 나의 창작시 2016.12.11
겨울 비 겨울비 갈비뼈를 시리게 하는 비가 진눈깨비에 섞여 내리는 날이면 묻어버리지 못한 추억이 어느 강가를 떠돈다. 숫한 벌판을 건너와 되돌아갈 수 없는 거리에 섰어도 다 타버린 추억에서 조그만 불씨가 되살아난다. 거기에 이르는 길목에는 바리케이드가 가로막혀 있지만 이런 날에는 .. 나의 창작시 2016.12.11
겨울 오솔길 겨울 오솔길 무성하던 나뭇잎들이 노란 나비가 되어 날아가 버린 텅 빈 겨울 숲에는 속이 여문 나무들이 반긴다. 다가오는 겨울기세를 나무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지만 내색하나 없이 의젓하게 제자리에 서서 맞는다. 매섭게 추운 겨울이 가슴 깊이 시리게 해도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나무.. 나의 창작시 2016.12.11
저녁연기 저녁연기 차분한 어둠이 산등성에서 마을로 걸어올 때 굴뚝 위로 오르는 연기는 어둠과 조용히 섞인다. 가슴 아픈 사연들을 뒤로하고 저녁 하늘을 맴돌다 기억들조차 허공에 흩뿌리고 소멸의 세계로 걸어간다. 아직 타버리지 않은 숱한 사랑의 이야기들을 안고 어디론가 떠나야하는 그 .. 나의 창작시 2016.12.11
안개 안개 이맘때면 해마다 안개가 내린다. 연막탄을 터트린 듯 자욱하다. 차들이 안개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방금 지나간 사람이 증발한다. 가로수가 갇혀있고 새들은 가지에 앉아 울고 있다. 마을을 점령한 안개는 꿈쩍도 하지 않고 안개 위로 드러난 시멘트 건물들이 공중누각 같다. 등교하.. 나의 창작시 2016.12.11
싸락눈 싸락눈 싸락눈이 차갑게 내린다. 코트 깃을 세우고 종종거름으로 걷는다. 아드리아 바다의 수증기가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아메리카로 떠밀려가다 코리아 상공에서 싸락눈이 되었을지 모른다. 낯선 땅에 곤두박질 쳐져 물 한 방울로 변신한 후 고향바다를 찾아가려면 얼마나 걸릴까 문.. 나의 창작시 2016.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