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절의 기도 감사절의 기도 도시 정원의 적 단풍나무에 매달린 마지막 잎 새가 작은 바람에도 흔들릴 때 한 성직자는 성경 앞에 앉는다. 한 가닥 줄기에 잎을 달고 꺼져가는 촛불처럼 불안한 한 해를 살아 왔지만 아직 꿈이 있어 감사합니다.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 희미한 가로등 빛을 밟으며 십자.. 나의 창작시 2016.11.19
추수감사절 감사 추수감사절 감사 새벽 알람에 깨어나 첫 기도로 하루를 열며 기나긴 세월 한 번도 멈추지 않은 내 심장이 뛰고 있어 감사합니다. 동틀 무렵 하늘에 걸려 은은하게 웃고 있는 달빛이 한 번도 변치 않던 친한 벗의 우정 같아 감사합니다. 정갈한 아침 밥상에 앉아 묵상기도를 드리다가 삼시.. 나의 창작시 2016.11.12
악몽 악몽 外換 바람이 몹시 불어 온 나라를 강타할 때 빚더미에 앉은 남이 아닌 사람은 쓸개즙이 목구멍으로 넘쳤다. 두 발은 모래사막에 섰고 잃어버린 길은 드러나지 않으며 낙타도 무릎을 꿇었고 하늘은 이미 문을 닫았다. 方位를 가늠할 수 없어 머리깔이 일렬로 서고 등골로 흐르는 뜨거.. 나의 창작시 2016.11.12
늦가을 斷想 늦가을 斷想 길 위에 깔린 낙엽을 아무렇지도 않게 밟고 간다. 근접 불가하던 명성이 한낱 휴지조각처럼 짓밟힌다. 까마득한 정상에서 세상을 눈 아래에 두고 고고(孤高)한 자존심으로 의연히 지켜온 자리 험악하던 폭풍우와 아사직전의 긴 가뭄과 역겨운 벌레 떼의 습격에도 억척같이 견.. 나의 창작시 2016.11.09
청기와 집 여인 청기와 집 여인 높은 울타리에 갇혀 우배(友輩)없이 살아온 유년 닭 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도 막혀 적막강산의 유배지였으리 양친의 흉사(凶事)에 심장 깊숙이 생긴 상처들 결연한 의지로 꿋꿋했으나 세월의 낙엽에 묻혀버린 트라우마 밤하늘의 외로운 별 망망대해의 고독한 섬 죽음보다.. 나의 창작시 2016.11.07
가을 儀訓 가을 儀訓 낙엽이 지는 소리와 풀잎이 숨을 거두는 신음이 고통과 슬픔이 아닌 영면하는 성인의 기도소리로 들립니다. 산다는 것은 축복이며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은 은총임을 고운 빛깔로 삶을 정리하는 잎사귀들에서 배웁니다. 연두 빛 봄의 노래와 짙푸르던 여름의 희망과 흐무러지는 .. 나의 창작시 2016.11.05
어느 가을에 어느 가을에 맑고 드높은 하늘 아래 단풍잎 곱게 물든 산과 산 사이에 작은 통나무집을 짓고 지저귀는 산새소리와 지줄 대는 물소리에서 당신의 음성을 들으며 매일 아침을 열고 싶다. 못 가에 꽃을 심고 꽃 속에서 당신 얼굴을 보며 그윽한 향취에서 당신을 느끼고 싶다. 가을바람에 실.. 나의 창작시 2016.11.04
내가 살던 집 내가 살 던 집 겨울이 뒷산에서 가장 먼저 내려오는 집 신작로에서 멀리 언덕위로 보이고 겨울 굴뚝으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를 때면 추운 참새들이 굴뚝 곁에서 몸을 녹이는 집 울타리로 심은 개 자두나무에 까치가 집을 짓고 아침마다 춥다고 소릴 질러도 마루 밑에서 잠잔 바둑이.. 나의 창작시 2016.11.02
고향 고향 기러기 날아 강 건널 적에 내 고향 산촌 가을 그리우니라. 강둑 갈대들 바람에 스러질 때 옥수수대 베던 아버지 낫 소리 들리고 도시 하늘 저녁 달 포근히 비출 때면 환히 웃던 어머니 보고프느라. 강 건너 불빛 찬란한 아파트 숲에 내 집 한 칸 없어 마냥 서럽지만 나 돌아갈 고향 강 .. 나의 창작시 2016.11.01
그 해 가을 그 해 가을 눈이 부시어 어릿어릿한 앞산 단풍에 홀리던 내 생애 두어 번 시월 산에 갇히고 싶던 지워지지 않는 추억 볏단도 엎드려 황홀함에 경배하며 그토록 경이롭던 산아 혹여 한 번 더 그 모습 보고프나 그리움일 뿐 가는 비 추적이는 늦가을 창가에 소년 적 얼굴이 비췬다. 2016.10.31 나의 창작시 201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