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바람을 맞는 나무는
휘어지지 않으려 흔들리고
연약한 들풀은
의지할 데 없어 흔들린다.
천만년 묵은 바위는
심지가 굳어 흔들리지 않으나
의지가 가벼운 갈대는
소슬 바람에도 요동친다.
그리움이 밀려올 때면
마음은 돛단배처럼 흔들리고
갈피를 잡지 못할 때면
온종일 허공위을 걷는다.
가끔씩 찾아오는 그리움은
묵은 추억을 들춰내고
차가운 밤을 잠들지 못하도록
고약스럽게 나를 흔든다.
조용한 가슴을 흔들어 놓고
훌쩍 떠나버린 그리움은
지금쯤 어느 들판을 헤매며
또 누구의 마음을 흔들고 있을까
2016.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