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내 인생의 가을

신사/박인걸 2024. 9. 30. 20:00
  • 내 인생의 가을
  •  
  • 나는 어느새
  • 산등성 한 그루 나무처럼 서 있다.
  • 비바람에 닳고 햇살에 물들어
  • 이제는 잎을 붙잡을 힘이 없다.
  • 잎이 낙엽처럼 지겠지만
  • 나는 하나도 아쉽지 않다.
  • 사라짐은 끝이 아니고
  •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니까.
  •  
  • 가을바람에 나뭇잎이 진다.
  • 하지만, 시간이 흩어지는 소리일 뿐
  • 나의 옛꿈을 앗아가지는 못한다.
  • 아직도 나는 꼿꼿이 서 있으니까.
  • 바람은 나에게 묻고 있다.
  • 그 많은 시간을 지나쳐 오면서
  • 무엇을 위해 살았느냐고
  • 나는 그져 흐르는 강물을 바라볼 뿐이다.
  •  
  • 삶이란 움켜 잡으면 도망치고
  • 쫓아가면 멀리 사라진다.
  • 흘러가는 강물처럼
  • 파도치는 바다처럼 순리대로 살 때
  • 비로소 마음에 평온이 깃든다.
  • 내 인생에 찾아 온 가을
  • 나는 더 이상 묻지 않는다.
  • 바람처럼 낙엽처럼
  • 그져 흘러가버리면 되는 것이다.
  • 202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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