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흰 입김이 소리 없이 흩어진다.시간의 붓끝이 벌판에 첫눈을 그리듯나무는 잎을 잃고도고요한 기도를 드리고우리는 그 아래서 잊힌 약속들을 떠올린다. 12월은 끝이면서 시작이다.파도처럼 밀려오는 추억과 다가올 내일 사이에서냉한에도 따스한 빛이 스며들며무엇을 남기겠느냐고그 빛은 우리에게 묻는다. 달빛과 더불어 별은 더 빛나며,침묵의 철학 속에 우주는 흐른다.길들여진 바람마저 자유롭게 춤추는 겨울밤우리 마음의 불씨도 어쩌면 춤추고 있는지 모른다. 긴긴밤이 지나고 다시 태양이 떠오른다.어제와 다르지 않지만전혀 새로운 오늘이 열린다.끝과 시작의 경계선에서12월은 나에게 후회와 희망을 남긴다.202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