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노을을 등지고

신사/박인걸 2024. 10. 2. 09:06
  • 노을을 등지고
  •  
  • 서산 너머로 하루가 저물어
  • 짙은 노을이 나의 그림자를 길게 늘인다.
  • 세월은 냇물처럼 말없이 흘러
  • 남은 것은 물 돌멩이에 낀 이끼 같은 기억들
  • 나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 겹겹이 쌓인 시간 속에
  • 마치 오래된 나무 테처럼
  • 어느새 주름진 이마에 새겨진
  • 지난날의 꿈들은 먼지처럼 사라진다.
  •  
  • 노을빛 아래 드리워진 허무의 그림자
  • 붙잡을 수 없는 삶의 편린 들
  • 일희일비 흥망성쇠도
  • 하나의 순간에 불과할 뿐
  • 우리는 그 순간을 껴안고 살 뿐이다.
  • 등을 돌리면 그 붉던 빛은 사라졌고
  • 남은 건 어둠 속에 숨은 무수한 질문들
  • 우리는 바람에 실려 떠돌다
  • 언제가 마주할 그 날을 위해
  • 그냥 조용히 걸어갈 뿐이다.
  •  
  • 삶이란 흐름속의 작은 물결이기에
  • 노을을 등지고 나는 걸음을 늦춘다.
  • 어느 강 하구에 닿을지 모를 여정속에
  • 우리는 조용히 흔적을 남길 뿐이다.
  • 방금 노을이 지고 어둠이 길게 드리운다.
  • 2024,10,2
  •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의 고독  (0) 2024.10.05
허무의 물결  (0) 2024.10.03
시월에  (0) 2024.10.01
내 인생의 가을  (0) 2024.09.30
버즘나무  (0) 2024.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