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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을 등지고
- 서산 너머로 하루가 저물어
- 짙은 노을이 나의 그림자를 길게 늘인다.
- 세월은 냇물처럼 말없이 흘러
- 남은 것은 물 돌멩이에 낀 이끼 같은 기억들
- 나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 겹겹이 쌓인 시간 속에
- 마치 오래된 나무 테처럼
- 어느새 주름진 이마에 새겨진
- 지난날의 꿈들은 먼지처럼 사라진다.
- 노을빛 아래 드리워진 허무의 그림자
- 붙잡을 수 없는 삶의 편린 들
- 일희일비 흥망성쇠도
- 하나의 순간에 불과할 뿐
- 우리는 그 순간을 껴안고 살 뿐이다.
- 등을 돌리면 그 붉던 빛은 사라졌고
- 남은 건 어둠 속에 숨은 무수한 질문들
- 우리는 바람에 실려 떠돌다
- 언제가 마주할 그 날을 위해
- 그냥 조용히 걸어갈 뿐이다.
- 삶이란 흐름속의 작은 물결이기에
- 노을을 등지고 나는 걸음을 늦춘다.
- 어느 강 하구에 닿을지 모를 여정속에
- 우리는 조용히 흔적을 남길 뿐이다.
- 방금 노을이 지고 어둠이 길게 드리운다.
- 202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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