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빈(家貧)

신사/박인걸 2019. 3. 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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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家貧)

 

연골(軟骨)의 소년(少年)

여린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보드란 손에 낫을 들고

거친 억세 풀을 베어야 했다.

 

오른 손에 책()을 들고

왼 손에는 쟁기를 잡았어도

머릿속에는 지워지지 않는

영롱(玲瓏)한 꿈이 구슬처럼 빛났다.

 

가난의 중량(重量)

만근(萬斤)바위처럼 짓눌러도

사내는 굳은 땅을 헤집고 치민

잡초같이 강인(强靭)했다.

 

박복(薄福)의 운명(運命)이나

설움을 깃처럼 털어버리고

담즙(膽汁)같은 현실을

미래만 주시하며 질주(疾走)했다.

 

의지는 대나무같이 곧고

신심(信心)은 반석(盤石)위에 세웠다.

세상에 소금과 빛이 되려고

속사람을 구슬처럼 세공(細工)했다.

 

지금(至今) 여기서 뒤돌아보니

옳은 경로(經路)였음이 대견하다.

가빈(家貧)의 서러웠음이

나를 나 되게 하였으니 원망이 없다.

20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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