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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견새
산마루에서
두견새 슬피 울던 날
남편 잃은 아낙네는
비탈길을 돌아 울면서 떠났다.
맨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어린 나는 생전 처음 슬프게 울었다.
전사한 형보다 친정으로 돌아가는
형수가 더 불쌍했다.
형수가 가꾼 화단에
분홍빛 배추국화 곱게 필 때에
새끼줄 울타리를 붙잡고
또 한 번 많이 울었다.
여름 장마 비가
함석지붕을 세차게 때리던 날
나를 업어주던 형수 생각에
빗물만큼 눈물을 쏟았다.
여름을 보낸 두견새가
본국으로 돌아가던 구월에
노랗게 곪은 보름달을 쳐다보며
그리운 생각에 두견새처럼 또 울었다.
2018.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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