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갈매기

신사/박인걸 2018. 6. 2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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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하늘 높이 날아서

먼 곳을 보려는 꿈이나

쏜살같이 달려서

이상을 실현하려는 뜻은 없다.

생존본능을 쫓아

고픈 배를 채우는 소박함이다.

바다가 좋아서 그 위를 날거나

파도소리에 홀리어서도 아니다.

육지를 날아다녔으나

하루 양식을 얻지 못했고

어느 도시를 헤매고 다녔지만

마땅히 쉴 곳이 없었다.

계곡과 숲을 쏘다녔지만

어디에도 마음을 붙일 수 없었다.

조상 적부터 살아온 바다가

하루 양식을 구하는데 그나마 낫고

조용한 바닷가에 앉아

피곤한 날개를 쉴 수 있었다.

함께 나는 갈매기 떼와

리듬을 타는 파도소리가 있으며

쫓고 쫓기는 치열함도 없고

우열을 다투는 경쟁도 덜하더라.

날마다 맑은 바닷물에

침례를 받아 더러움을 씻고

작은 가슴을 채울 수 있는

자신만의 세상이 있어서 살기로 했다.

가끔씩 자나가는 뱃고동소리와

선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 얻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구도 느낄 수 없는

자신만의 낭만이 있어서 바다에 사는

소박한 갈매기가 부럽다.

2018.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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