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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하늘 높이 날아서
먼 곳을 보려는 꿈이나
쏜살같이 달려서
이상을 실현하려는 뜻은 없다.
생존본능을 쫓아
고픈 배를 채우는 소박함이다.
바다가 좋아서 그 위를 날거나
파도소리에 홀리어서도 아니다.
육지를 날아다녔으나
하루 양식을 얻지 못했고
어느 도시를 헤매고 다녔지만
마땅히 쉴 곳이 없었다.
계곡과 숲을 쏘다녔지만
어디에도 마음을 붙일 수 없었다.
조상 적부터 살아온 바다가
하루 양식을 구하는데 그나마 낫고
조용한 바닷가에 앉아
피곤한 날개를 쉴 수 있었다.
함께 나는 갈매기 떼와
리듬을 타는 파도소리가 있으며
쫓고 쫓기는 치열함도 없고
우열을 다투는 경쟁도 덜하더라.
날마다 맑은 바닷물에
침례를 받아 더러움을 씻고
작은 가슴을 채울 수 있는
자신만의 세상이 있어서 살기로 했다.
가끔씩 자나가는 뱃고동소리와
선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 얻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구도 느낄 수 없는
자신만의 낭만이 있어서 바다에 사는
소박한 갈매기가 부럽다.
2018.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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