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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남해의 아침 해변에는
길 잃은 안개가 자욱하다.
섬과 섬의 길을 지워
뱃고동 소리도 멈췄다.
갯벌을 파먹던 조개들은
껍질만남아 무덤이 되고
철없는 어린 게들은
그 사에서 숨바꼭질 한다
밤새 자맥질한 파도는
날이 샜어도 멈출 줄 모르고
산산이 부서진 해초들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진다.
억천만겁의 세월을
맨 처음처럼 지금도
일정한 방식을 따라 온
자연의 질서가 경이롭고
아드리아의 어느 바닷가와
노르웨이 해변의 모습이
남해 어느 해변에서도
다르지 않음에 감탄한다.
2018.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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