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해변

신사/박인걸 2018. 6. 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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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남해의 아침 해변에는

길 잃은 안개가 자욱하다.

섬과 섬의 길을 지워

뱃고동 소리도 멈췄다.

 

갯벌을 파먹던 조개들은

껍질만남아 무덤이 되고

철없는 어린 게들은

그 사에서 숨바꼭질 한다

 

밤새 자맥질한 파도는

날이 샜어도 멈출 줄 모르고

산산이 부서진 해초들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진다.

 

억천만겁의 세월을

맨 처음처럼 지금도

일정한 방식을 따라 온

자연의 질서가 경이롭고

 

아드리아의 어느 바닷가와

노르웨이 해변의 모습이

남해 어느 해변에서도

다르지 않음에 감탄한다.

2018.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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