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멀리 온 길

신사/박인걸 2018. 6. 8. 17:55
반응형


멀리 온 길

 

내가 온 길은 닦은 길이 아니다

어느 곳으로 가는 路程이다.

지금 와 뒤돌아보니

참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가기 싫어하는 길을

선택하여 걷는 일은 고독하다

처음 이 길에 접어들었을 때

사람들은 근심스런 표정으로 쳐다보았고

어떤 이는 가시밭길이라며

혀를 끌끌 차기도하였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은

대단한 용기이며 모험이다.

모험은 위험이 뒤따르나

즐거움과 행복도 따라 온다.

걷지 않은 사람과 가지 않은 이들은

가질 수 없는 선물이다.

이 길로 걸어 온 것을 난 후회하지 않는다.

도리어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 길은 내가 걷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 손에 이끌리어 온 길이어서다.

자애로운 그 손을 거절 할 수 없어서

살며시 잡고 따라온 길이다.

험곡을 지나올 때 안아 주었고

가파른 길을 오를 때 밀어주었으며

벼랑길을 지날 때는 업어 주었다.

뒤돌아보니 감사하고

먼 앞을 내다보니 더 감사하다.

맞잡은 손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내 손을 놔주지 않아 올 수 있었다.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가는 사람만 있을 뿐

뒤돌아 오는 이 한 명도 없다.

이 길 끝에 무엇이 있기에

돌아오는 이 하나도 없을까

앞으로 가야할 길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꽃잎이 바람에 진다.

태양은 서산에 걸터앉았고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내가 걷는 길에 또 하루가 저문다.

2018.6.8


반응형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변  (0) 2018.06.18
파도(波濤)  (0) 2018.06.09
북간도(北間島)  (0) 2018.06.05
찔레 꽃  (0) 2018.06.04
유월 아침  (0) 2018.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