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거목(巨木)

신사/박인걸 2018. 5. 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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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巨木)

 

비탈진 등산로에

꼿꼿하게 선 굴참나무는

수만 가지를 뻗어

주목받는 거목이 되었다.

한 발자국도 옮길 수 없는

서러운 운명을 타고났지만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주어진 조건을 받아드렸다.

에너지와 성분을 분석하며

해마다 발육을 조절하고

나이테에 내력을 저장하며

해마다 무리함 없이 자라간다.

오로지 위로만 뻗어

푸른 하늘을 베어 마시며

의존이나 예속됨이 없이

자기 영역을 구축하니 경이롭다.

母木을 꼭 빼닮은

올망졸망한 苗木들이

도열한 長兵들처럼

大群을 이루니 대단하다.

병들지 않은 청청함으로

어머니 치마폭 보다 넓은 그늘에

산새들 쉬며 노래 부르니

지나가는 이들마다 쳐다본다.

2018.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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