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상흔(傷痕)기억

신사/박인걸 2018. 5. 2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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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흔(傷痕)기억

 

焦土化된 땅에는

개들도 다리를 절었다.

초가삼간마저 사라져

죽데기에 몸을 숨겨야 했다.

 

허물어진 집 더미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아버지는

찌그러진 양재기와

찢어진 옷 조각을 건져 올렸다.

 

뼈만 앙상스런 얼굴위로

石耳버섯같은 버짐이

물감처럼 번져 나가는

아이들은 瞳孔을 잃었다.

 

희망은 강을 건너갔고

앞길은 태산이 가로막았다.

어머니 한숨에 땅이 꺼졌고

철없던 소년은 두려웠다.

 

彈皮 몇 개를 손에 들고

엿장수를 찾아가던 코흘리개에게

잿더미사이에 노랗게 핀

민들레꽃만 환하게 웃고 있었다.

2018.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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