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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歸路)
오고 싶은 곳이 아니었고
머물고 싶은 곳도 아니었다.
떠밀리다시피 온 나그네는
낯선 하늘 아래서 방황한다.
아는 사람 없는 거리에는
두려움이 사방에 앉아있고
쉴 곳 없는 어두운 도시는
호흡기를 손으로 누르는듯하다.
떠나 온 곳은 아득하다.
돌아가는 길에는 안개가 내리고
뱃고동 소리도 없는 항구에는
구준 비만 하염없이 내린다.
날은 점점 어두워오는데
돌아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바람은 의식(意識)을 마구 흔들고
파도는 촉각(觸覺)을 곤두세운다.
나는 가야하리라.
귀로(歸路)는 험할지라도
이방(異邦)의 땅을 벗어나서
내 가야 할 곳으로 돌아가리라.
2018.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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