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시월의 기도

신사/박인걸 2016. 10. 29. 11:45

시월의 기도

늦은 시월의 해질 녘
곱게 물든 낙엽들이
하나 둘 지듯
소리 없이 내려앉게 하소서

농염한 색채와
따뜻한 정감이 담긴
곱게 익은 사과처럼
여문 영혼으로 낙과하게 하소서

오기며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나그네이니
이 세상 주인이 될 수 없음을
가슴 깊이 깨닫게 하소서

바람에 구름이 실려 가듯
시간에 실려 가는 인생
서러워하거나 아쉬워 말고
당신께로 다가가게 하소서.

곱게 핀 갈대꽃이
은색 파도를 이루듯
고운 자태 긴 여운을 남기며
생을 갈무리하게 하소서
2016.10.30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향  (0) 2016.11.01
그 해 가을  (0) 2016.10.31
외로움  (0) 2016.10.28
아침 안개  (0) 2016.10.27
기분묘사  (0) 201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