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감정
흰 눈이 없는 대지는 차갑고
바람이 스치는 나무 가지는 울고 있다.
그 해 퍼붓던 눈은 추억일 뿐
수은주마저 가슴을 차갑게 한다.
거리를 흔들던 캐럴은
추억 너머로 꼬리를 감추고
길거리에 장식된 트리에는
이에수스의 임마누엘이 없다.
포스트모던에 매몰된 시대는
절대자를 팔아 이득을 노리고
삶의 궁극적 의미는 뒷전이고
원리와 형식 따위도 배격한다.
인간이 베사르가 되어버린
홍수 시대의 타락 문화처럼
방주를 짓던 망치소리에도
꿈쩍 않던 시대와 흡사하다.
지극히 높으신 이의 영광과
지극히 낮은 자들의 구원을 위해
성스럽게 태어난 그리스도가
푸대접 받는 현실이 속상하다.
2015.12.19.